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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피 상식

9월에 머리가 더 빠지는 이유는?

2026.09.06김지만 · 김여울 원장4,388자
9월에 머리가 더 빠지는 이유는?

사람의 모발 탈락에는 1년 주기의 리듬이 관찰되고, 여러 연구에서 그 정점이 여름 끝에서 초가을에 걸쳐 나타났습니다. 다만 "여름 내내 자라던 머리가 가을에 한꺼번에 빠진다"는 흔한 설명은 인용되는 연구와 맞지 않습니다. 무엇이 관찰된 사실이고 무엇이 아직 가설인지, 계절로 설명해도 되는 선은 어디까지인지 정리했습니다.

한 줄 답

모발 탈락에는 1년 주기 리듬이 있어, 초여름 휴지기 모발이 8~9월에 몰려 빠지는 것으로 설명됩니다.

9월에 부쩍 많이 빠진다는 느낌은 흔한 착각이 아닙니다. 사람의 모발 탈락에는 1년 주기의 리듬이 관찰되고, 여러 연구에서 그 정점이 여름 끝에서 초가을 구간에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 주제에는 널리 퍼져 있지만 연구 내용과 맞지 않는 설명이 하나 섞여 있습니다. 아래에서 그 부분을 따로 짚었습니다.

이 글은 머리카락은 어떤 주기로 자라고 빠질까?에서 갈라져 나온 글입니다. 성장기·퇴행기·휴지기가 무엇인지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그쪽을 먼저 읽으시는 편이 이해가 빠릅니다.

9월에 정말 더 빠지나요?

세 편의 연구가 각각 다른 대상·다른 방법으로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연구 대상과 방법 관찰된 정점
Randall & Ebling, 1991 영국 셰필드(북위 53.4°) 백인 남성 14명, 18개월간 28일 간격 측정 성장기 비율 3월 90% 이상 → 9월 최저. 탈락 모발은 8~9월 정점, 하루 평균 약 60개로 직전 겨울의 두 배 이상
Courtois 등, 1996 남성 10명(탈모 유무 혼재), 정수리 한 지점을 8~14년 추적 휴지기 비율이 여름 끝~초가을에 최고. 일부는 연 2회 정점
Kunz 등, 2009 스위스, 탈모를 호소해 내원한 여성 823명의 6년 후향 사례연구 휴지기 비율 여름에 최고, 늦겨울에 최저. 봄에 덜 뚜렷한 2차 정점

셋 다 직접 측정한 자료이고, 남녀·개인수·추적 기간이 서로 다른데도 결론의 방향이 같습니다. 이 정도면 "느낌 탓"으로 넘길 일은 아닙니다.

여기서 휴지기 비율실제 탈락량은 다른 지표라는 점을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Courtois 등은 별도 집단에서 휴지기 비율의 변동이 실제 탈락량의 변동을 반영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즉 "여름에 휴지기 비율이 높다"는 관찰과 "8~9월에 많이 빠진다"는 관찰은 한 현상의 앞뒤입니다.

왜 하필 9월인가요? — 흔한 설명 하나가 틀렸습니다

가장 많이 보이는 설명은 이것입니다.

"여름에는 모발이 성장기에 더 오래 머물다가, 가을이 되면 그동안 자란 것이 한꺼번에 빠진다."

이 설명은 위 연구들과 맞지 않습니다. Randall & Ebling의 관찰에서 성장기 비율의 정점은 여름이 아니라 3월이었고, 거기서부터 계속 낮아져 9월에 가장 낮았습니다. 여름은 성장기가 길어지는 구간이 아니라, 이미 휴지기 상태의 모발이 가장 많이 쌓여 있는 구간입니다.

셈을 해 보면 더 분명합니다. 만약 여름 내내 성장기가 길어지다가 그때부터 휴지기가 시작된다면, 휴지기는 약 3개월이므로 탈락 정점은 10~11월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관찰된 정점은 8~9월입니다. 통설은 자기가 설명하려는 그 시기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관찰된 사실과 그 사이를 잇는 순서로 놓으면 이렇습니다.

  1. 3월경 — 성장기 비율이 연중 가장 높다 (Randall & Ebling, 1991)
  2. 늦봄~초여름 — 성장기를 마치고 휴지기로 넘어가는 모발이 늘어난다
  3. 여름 — 그 결과 휴지기 상태인 모발의 비율이 연중 가장 높아진다 (Courtois 등, 1996 / Kunz 등, 2009)
  4. 8~9월 — 약 3개월의 휴지기를 마치는 시점이 겹치면서 탈락이 몰린다 (Randall & Ebling, 1991)

세 연구가 측정한 것은 어느 시점의 휴지기 모발 비율이지 "휴지기로 넘어가는 양"이 아닙니다. 2번은 그 비율이 높아지려면 앞서 일어나야 하는 일이고, 휴지기가 약 3개월이라는 것은 모발 주기 일반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모발 주기 글 참조).

정리하면 지금 빠지는 머리카락은 지금 정해진 것이 아니라 초여름에 정해진 것입니다. 이 시차가 계절 탈락의 핵심이고, 상담에서 "언제부터 늘었나요"를 반드시 여쭙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무엇이 이 리듬을 만드나요?

아직 하나로 정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Courtois 등은 휴지기 비율의 주기성이 일조시간 같은 기후 요인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했고, 탈락을 평가할 때 이 요인을 감안해야 한다고 썼습니다. 낮 길이에 따른 연주기 리듬으로 보는 설명이 현재 주류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분명히 구분해 두겠습니다. 여름의 자외선·땀·피지 부담을 원인으로 함께 보는 견해가 있지만, 위 세 연구 중 어느 것도 그것을 측정하지 않았습니다. 세 연구가 확인한 것은 "이런 리듬이 있다"까지이고, "무엇이 그 리듬을 만드는가"에서 실제로 언급된 요인은 Courtois 등이 적은 일조시간 등 기후 요인 하나뿐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두 가지를 다르게 취급합니다. 관찰된 리듬은 근거로 쓰고, 여름 두피 부담은 가설로만 씁니다. 저희가 상담에서 여름 두피 환경을 살피는 이유도 그것이 원인으로 증명되어서가 아니라, 셋 중 유일하게 관리로 손댈 수 있는 항목이기 때문입니다. 일조시간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저에게도 나타나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이 자주 생략됩니다.

Courtois 등의 연구에서 휴지기 비율이 매우 낮은 사람들에게서는 주기성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계절 리듬은 모두에게 같은 폭으로 오는 현상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여기에 각 연구의 한계도 함께 봐야 합니다.

  • Randall & Ebling — 백인 남성 14명, 영국 실내 근무자. 위도 53.4°는 한국(약 33~38°)보다 훨씬 북쪽이라 낮 길이 변화 폭이 다르고, 인종 구성도 국내와 다릅니다
  • Courtois 등 — 10명, 정수리 한 지점만 관찰
  • Kunz 등 — 823명으로 규모는 크지만 탈모를 호소해 내원한 여성이 대상입니다. 일반 인구 집단의 평균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국내 인구를 대상으로 같은 폭이 확인된 자료를 저희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인은 9월에 몇 % 더 빠진다" 같은 숫자는 이 글에 쓰지 않았습니다.

계절로 설명해도 되는 선은 어디까지인가요?

계절은 설명의 시작점이지 결론이 아닙니다. 아래는 계절만으로 넘기지 않는 편이 나은 경우입니다.

계절 리듬에 가까운 모습 따로 살펴보는 편이 나은 모습
전체적으로 고르게 늘었다 특정 부위만 눈에 띄게 비어 보인다
몇 주~두어 달 안에 잦아든다 몇 달 이상 계속 이어진다
빠진 자리에 짧은 새 모발이 보인다 빠진 자리가 계속 비어 있다
두피에 다른 증상이 없다 가려움·통증·진물이 함께 있다
예년 이맘때도 비슷했다 올해 처음이고 폭이 크다

오른쪽 열에 해당한다면 계절 이야기로 마무리하지 마시고 피부과 진료를 먼저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저희가 하는 두피 관리는 의료 행위가 아니고, 진단은 저희 영역이 아닙니다.

9월에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할 수 없는 일부터 분명히 하겠습니다. 계절 리듬 자체를 되돌리거나 모발 주기를 다시 쓰는 것은 관리의 영역이 아닙니다. 그렇게 말하는 곳이 있다면 그 말부터 의심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기준선을 만들어 두는 것. 계절 탈락에서 가장 곤란한 상황은 "많이 빠진다"는 느낌만 있고 비교할 대상이 없는 경우입니다.

  • 같은 부위를 같은 조명·같은 각도로 찍어 둡니다
  • 하루 개수를 세기보다 감는 주기를 고정해 두는 편이 비교하기 쉽습니다
  • 언제부터 늘었는지 날짜를 적어 둡니다. 두세 달 전 일이 계기인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여름에 쌓인 두피 환경 요인을 정리하는 것. 앞서 적었듯 원인으로 증명된 부분이어서가 아니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항목이기 때문입니다. 피지·각질이 모공 주변에 쌓여 있는지, 세정이 지나쳐 두피 장벽이 들떠 있는지, 마찰·열·건조가 반복되고 있는지는 측정으로 확인할 수 있고 습관으로 달라집니다. 이 부분은 여름철 두피 열감안전모를 오래 쓰면 탈모가 생길까?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이 두 가지는 계절 탈락을 없애 주지 않습니다. 다만 계절 때문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그 구분이 되어야 다음 판단이 가능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9월에 하루 몇 개까지 빠지면 정상인가요?

9월용 별도 기준선은 없습니다. Randall & Ebling의 관찰에서 8~9월 탈락량은 하루 평균 약 60개로 직전 겨울의 두 배 이상이었지만, 이는 영국 백인 남성 14명의 평균값이고 그 자체가 기준치로 만들어진 숫자가 아닙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개수가 아니라 배수입니다 — 같은 사람의 겨울과 비교해 두 배 남짓까지는 계절 리듬 안에서 관찰된 폭이라는 뜻이고, 그래서 비교 대상이 남의 숫자가 아니라 작년 이맘때의 자기 자신이어야 합니다. 하루 탈락량의 일반적인 범위는 모발 주기 글에서 다뤘습니다.

가을 탈락은 언제쯤 잦아드나요?

연구들은 정점 시기를 보고했을 뿐 개인이 언제 잦아드는지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다만 관찰된 리듬상 성장기 비율은 9월을 저점으로 이후 회복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몇 달 이상 같은 폭으로 계속된다면 계절만으로 설명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여름에 자주 감아서 이렇게 된 건가요?

아닙니다. 위 연구들이 관찰한 것은 모낭 안에서 일어나는 주기의 변화이지 감는 습관의 결과가 아닙니다. 여름에 자주 감았다고 해서 초여름에 휴지기로 넘어간 모발의 수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9월에는 빠질 준비가 된 모발이 실제로 많아져 있기 때문에, 같은 습관인데도 눈에 보이는 양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감는 횟수를 줄여 확인하려 하면 판단이 더 어려워집니다 — 그날 양만 줄어들 뿐 다음에 합쳐져 나오므로, 계절 리듬인지 아닌지를 가리는 데는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감는 행위 자체와 탈락의 관계는 모발 주기 글에서 다뤘습니다.

여성도 가을에 더 빠지나요?

스위스에서 탈모를 호소해 내원한 여성 823명을 6년간 후향적으로 분석한 연구에서 휴지기 비율은 여름에 가장 높고 늦겨울에 가장 낮았으며, 봄에 덜 뚜렷한 2차 정점이 있었습니다(Kunz 등, 2009). 다만 이 대상은 탈모를 호소해 내원한 분들이므로 일반 인구 집단의 평균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작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올해만 심한 것 같습니다

계절 리듬은 모두에게 같은 폭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Courtois 등의 연구에서는 휴지기 비율이 매우 낮은 사람에게서 주기성이 확인되지 않았고, 일부는 연 2회 정점을 보였습니다. 다만 "올해만 유독"이 계절 외의 다른 계기와 겹쳐 있을 수도 있습니다. 휴지기 진입과 실제 탈락 사이에는 약 3개월의 시차가 있으므로, 두세 달 전에 무엇이 있었는지부터 되짚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지금 두피 관리를 받으면 가을 탈락이 줄어드나요?

계절 리듬 자체를 관리로 바꿀 수 있다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모발이 자라나는 자리, 즉 두피 환경을 측정하고 기록하는 것입니다. 그 기록이 있어야 지금의 탈락이 계절 범위 안인지, 아니면 따로 살펴봐야 할 신호인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1. Randall VA, Ebling FJ. Seasonal changes in human hair growth.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1991;124(2):146–151. PubMed
  2. Courtois M, Loussouarn G, Hourseau S, Grollier JF. Periodicity in the growth and shedding of hair.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1996;134(1):47–54. PubMed
  3. Kunz M, Seifert B, Trüeb RM. Seasonality of hair shedding in healthy women complaining of hair loss. Dermatology, 2009;219(2):105–110. PubMed

본 글은 모발과 두피에 대한 일반 정보이며, 질병의 진단·치료·예방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탈락이 몇 달 이상 이어지거나 특정 부위가 눈에 띄게 비어 보이는 경우, 또는 두피에 통증·진물이 있는 경우에는 피부과 진료를 먼저 권해드립니다.